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파란색=가슴, 빨강색=엉덩이 / 출처=폰허브)

굴지의 성인 사이트 폰허브(Pornhub)와 유폰(Youporn)은 매번 익명화된 사용자 데이터로부터 재밌는 통계 결과들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 12월 11일에는 "가슴(Boobs)과 엉덩이(Butts)"에 대해 국가별로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를 분석한 인포그래픽을 공개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었죠. 

이 통계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가슴파'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 반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는 '엉덩이파'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엉덩이와 가슴으로 갈라선 남북한... 정말?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2017년 북한 인민들의 검색어 순위: 1위=중국인, 2위=몽골인, 3위=일본 게임쇼. '한국'과 '한국인'은 각 4위, 5위에 그쳤다. 출처=폰허브) 


한중일 삼국이 가슴파를 지향하고 있는 와중에, 북한은 엉덩이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도 재밌습니다. 엉덩이냐 가슴이냐 하는 취향 차이를 놓고도 남북이 분단된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가장 앞서 드는 의문은, "북한에서 폰허브 접속이 가능해?"라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법적으로 '광명망'이라고 하는 인트라넷 밖에 접속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발 폰허브 조회수는 2016년, 2017년 합쳐서 수천 건에 달한다고 하네요. 매일 8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사이트에서 수천 건은 무척 적은 수치에 불과하지만, 인터넷 일반 접속을 금지하는 북한의 통신 환경에 비추어봤을 때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 고위층이나 정보기관에서 접속했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상당수의 사용자는 평양 주재 외국인들일 것입니다. 특정 장르에 대한 검색보다는 "중국인, 몽골인, 일본인, 스웨덴인, 인도네시아인" 같이 국적에 대한 검색량이 많거든요. 폰허브 측에서는, "사람들이 자국민을 검색하는 경향이 있다(Most other countries we have studied tend to search for and view porn featuring their fellow citizens more than any other type)"는 전세계 이용자 분석을 근거로, 국적 관련 검색은 "평양의 외국인 방문객이 자국민을 검색한 것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엉덩이 선호도도 실제 북한 주민들의 취향이라기보다는 외국인들의 취향이 반영된 것일 겁니다. 직접 북한에서 설문 조사를 한다면, 진짜 북한 사람들의 취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현실적으로 그런 조사를 하기 어렵겠죠.



세부적인 통계 분석: 가슴은 북유럽, 엉덩이는 아프리카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파란색=가슴, 빨강색=엉덩이 / 출처=폰허브) 

세부적으로 통계를 분석해 봅시다. 맨 처음에 제시된 빨강-파랑 지도가 '가슴(Boots)'과 '엉덩이(Butts)', 두 개의 키워드를 양자 비교한 것이라면, 바로 위에 올라와 있는 파랑 지도와 빨강 지도는 전체 검색어에서 각각의 키워드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색깔 농도로 나타낸 것입니다. 파랑 지도는 전체 검색어에서 '가슴'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고요, 빨강 지도는 '엉덩이'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가슴보다는 엉덩이를 더 많이 검색하는 국가였지만, 위 파랑 지도에 따르면 '가슴'도 만만치 않게 많이 검색하는 나라입니다. 다만, 엉덩이를 더욱! 많이 검색할 뿐인 것이죠. 반면에 한국은 가슴파가 많은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위 지도로 다시 확인해 보면 '가슴'을 키워드로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엉덩이 검색량이 훨씬 더 적을 뿐이죠(여기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파랑 지도와 빨강 지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가장 가슴파가 비율이 높은 지역은 영국령 세인트 헬레나 섬, 몰디브, 핀란드 순이라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스칸디나비아 일대,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강세가 두드러졌고요. 엉덩이파가 우세한 3대 지역은 탄자니아, 가나, 지부티라고 하네요. 아프리카 대륙 전반이 엉덩이 취향이라는 게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노란색은 다리 선호도를 의미합니다. 동유럽이 유난히 다리를 밝히는 곳으로 나타났어요. 전세계 1위인 폴란드를 비롯해서, 리투아니아, 체코, 불가리아, 헝가리 등 상당수의 동구권 국가들이 다리를 유난히 자주 검색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발 페티쉬에 관련해서는 의외로 시리아, 요르단, 이란 같이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국가들이 순위권으로 들어왔습니다. 여자 발목만 봐도 빨딱 발딱 선다는 얘기가 아랍에서는 유효할 것 같네요. 이란에서 차도르로 발끝까지 가리는 게 이런 이유였나...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가장 원초적인 검색어라고 할 수 있는 '보지(Pussy)'는 '우간다'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파푸아 뉴기니, 자메이카가 그 뒤를 이었어요. 탄자니아, 보츠와나, 잠비아 같은 남동부 아프리카도 만만치 않게 '보지'를 검색하는 지역이었습니다.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임산부(Pregnant)'에 대한 검색 통계도 있습니다. 솔로몬 제도, 파푸아 뉴기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지역에서 임산부 관련 키워드를 자주 검색했다고 하네요.



엉덩이도 아니요, 가슴도 아니요, 헨타이다!!

펌) 폰허브 통계로 본 엉덩이 vs 가슴
(2018년 전세계 국가별 인기 검색어 1위: 미국=레즈비언, 한국=헨타이, 북한=?)

한국은 '가슴파' 국가로 그려져 있지만, 세부 통계를 확인하면 전체 검색량에 비해서 유난히 '가슴'을 많이 검색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가슴'을 '엉덩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검색할 뿐입니다. '다리', '발', '보지' 같은 다른 검색어도 별로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엉덩이'도 아니고, '가슴'도 아니라면, 과연 한국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2018년 12월 11일 새로 올라온 폰허브 통계에 따르면, 헨타이(Hentai)라고 합니다. 한국 외에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대부분에서 헨타이가 1위를 했네요. 아메리카와 서유럽은 레즈비언(Lesbian)의 강세가 독보적이었고, 독일과 아랍은 '애널(Anal)', 스페인은 '숙녀(Mature)', 인도는 '유부녀(Milf)', 아프리카는 '흑인(Ebony)'이 자주 검색됐습니다.



통계는 반쪽짜리 진실만을 말해준다. 

혹시나 해서 첨언하지만, '헨타이'가 검색률 1위라고 해서 "한국 사람들이 2D 애니를 포르노 영상보다 더 좋아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섣부른 판단입니다. 폰허브에서 제공하는 통계는 반쪽짜리 진실만을 말해주고 있으니깐요.

우선 한국이 비영어권 국가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슴에 관한 영단어(big tits, boobs, breast 등)를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엉덩이에 관한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폰허브에서 "butts" 같은 단어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헨타이가 1위라는 건, 그만큼 많은 한국 사람들이 헨타이를 영어로 타이핑할 줄 알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만약에 폰허브가 한국어로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였다면 통계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한국 사람들의 폰허브 이용 성향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폰허브는 일본 AV를 찾기에 최적화된 사이트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품번을 이용해서 일본 영상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폰허브는 품번 검색으로는 많은 영상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AV 이용자들은 다른 사이트를 더 자주 이용하는 것 같아요. 폰허브가 한국 사람들의 취향을 온전하게 반영할 수 있는 사이트는 아니라는 거죠. 

폰허브 통계는 참 공신력 높은 통계라서 참고하기도 좋고, 어디다 인용하기도 좋지만, 한계점이 아주 없진 않아요. 특히나 이걸로 한국 사람들의 취향을 단정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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