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 후안 과이도에 대해 ARABOZA

(CNN의 과이도 특집을 번역함)


후안 과이도는 마두로 정권이 해산시킨 베네수엘라 의회의 국회의장을 맡고 있으며 마두로가 재선에 성공한 작년 대선을 부정하며 스스로 대통령을 선언한 인물이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결탁한 상태에서 과이도가 선언한 입법부 재건은 상징적인 의미만 있었다. 하지만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이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준하면서 그는 지금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구원할 구체적 인물로 등장했다.


사회주의 복지천국의 꿈(악몽)에서 깨어나고 있는, 아니 절망적인 현실이 난폭하게 깨우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등장한 35세의 지도자 후안 과이도는 어딘가 오바마를 연상시킨다. 그의 슬로건도 다분히 미국의 영향을 받았다. 오바마가 Yes We Can이었다면 과이도는 Can You Do It?을 들고 나왔다. 또한 전통적인 베네수엘라 정치인들과 달리 미국 정치인들처럼 항상 양복을 입고 다닌다. 뛰어난 연설, 대중에의 호소력이 과이도의 가장 큰 무기이다. 그는 '분노'를 강조하던 기존 베네수엘라 야당 정치인들과 달리 '희망'을 내세운다. 



과이도의 처가집은 과이도를 그저 운동을 좋아하는 공학도 청년으로만 알고 있었기에 그가 정치인이 되고 그의 주변이 언론에 노출되자 깜짝 놀랐다.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서 정치적 영향을 갖는다는 것은 특권보다는 위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과이도가 한번 정한 일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 고집불통임도 알고 있다.



독실한 카톨릭교도인 과이도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은 1999년에 일어났다. 그는 바르가스라는 소도시 출신인데 1999년의 지진이 도시를 덮치면서 바르가스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다. 그 재해에서 살아남은 과이도는 자신의 목숨은 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각종 정치 활동에서 리더쉽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는 자연재해로 파괴된 고향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차베스 정권에 깊은 불신감을 품게 되었다. 차베스 정권은 그 전매특허인 복지 특혜를 지지자들이 많은 지역 카라카스에 집중시켰고 지방은 차별했기 때문이다.



2007년, 차베스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방송국을 강제로 문을 닫게 하자 과이도는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뜻을 굳혔다. 그는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가 이끄는 '국민의 뜻' 정당에 가입했고 그때부터 제도권 안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2011년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당선되었다. 2014년 마두로가 로페스를 투옥시키자 국민의 뜻 당은 과이도를 당 대표로 선출했다. 


Leopoldo Lopez


2015년 과이도는 총선을 열지 않고 질질 끌던 마두로 정권을 규탄하면서, 총선을 열 것을 요구하면서 2주간의 단식 투쟁을 벌였고 이것으로 바르가스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15년 총선에서 여소야대 결과가 되자 마두로의 경쟁자로 자신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의 사주를 받은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입법부의 존재를 위헌으로 판정하고 의회를 해산했다. 그리고 마두로 지지자들로 구성된 '합헌 의회'를 새로 만들었다. 삼권분립이 사라진 이때부터 베네수엘라는 서서히 추락하던 것을 그만두고 수직으로 운지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자신이 국회의장임을 강조하던 과이도는 콜롬비아와 브라질에 단독으로 가서 식량 지원을 받아내는 등, 외교력도 인정받았다. 마두로 정권은 식량난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고 해외 원조를 금지했다. 과이도는 국경 지대의 군인들에게 카라카스의 명령을 받고 식량을 거부할지 아니면 식량을 받아들일지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담판을 지었다. 국경수비대는 국경을 열지는 않았지만 과이도를 막지 않았다. 이 일도 그의 명성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마두로는 로페스를 숙청했듯이 과이도도 투옥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과이도 지지자들과 정면충돌할 가능성 때문에 마두로는 자신의 주특기를 구사했다. 바로 과이도의 가족들과 친척들 주변에 차비스타들을 보내어 린치를 가할 수 있다고 무언의 협박을 한 것이다. 과이도는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2018년 대선 결과는 부정선거이므로 무효이고, 대통령이 공석일 경우 국회의장이 대통령이 된다는 헌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과이도는 이것이 처음에는 그저 정부에 대한 저항의 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하는데 미국 등이 과이도를 인준하면서 마두로를 몰아낼 수 있다는 기대는 희망으로 바뀌었다. 
  


2019년,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임시대통령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과이도에게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금까지의 강경 탄압 일변도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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