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핵융합 발전과 초강력 배터리의 조합으로 일어날 기술혁명을 ARABOJA-



구 소련의 과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는 우주 문명의 발달척도를 3단계로 규정했다.

1단계는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2단계는 항성급 에너지를, 3단계는 은하급 에너지를 생산한다.

2단계나 3단계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에나 나온다. 그 세계에서는 초공간도약이나

워프를 사용해서 우주를 넘나들고 다이슨 스피어를 통해서 태양에서 방출되는 모든 에너지를

온전하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 인류의 에너지 사용량은 0.73으로 1단계에도 미치지 못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일단 1단계부터 돌파해야 한다.

1단계만 돌파하더라도 인류는 현재 생산하는 에너지의 500배를 생산하고 사용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인류가 지구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고 심해나 극지도 영역으로 삼게 된다.

기상현상을 마음대로 제어하고 해저에 도시를 만들고 바다 위에 섬을 짓는 등.

가까운 행성, 예를 들어서 지구의 위성인 달은 인류의 식민지가 되어있을지 모른다.

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인류가 해결해야 될 과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선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 공급 수단은 화력, 수력, 원자력 등으로 나뉘는데

이런 걸로는 에너지 생산량을 500배 늘릴 수 없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로는

지구 표면을 발전기로 전부 도배를 하더라도 목표치에 도달할 수 없다.

현재의 에너지 공급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발전수단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 대상으로 유력한 발전방식이 따로 있다.




핵융합 발전

핵융합은 크기가 작고 수명이 짧은 인공 태양을 만드는 것이다. 
 

핵융합 발전소의 핵융합이 일어나는 곳은 거대한 전자석에 둘러싸인 도넛처럼 생긴 장치이다.

진공 상태인 이 장치 안에 핵융합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고 온도를 높이면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이 플라스마는 전자석에서 발생된 자기력선 덕분에 용기 벽에 직접 닿지 않고 장치 안을 돌게 된다.

플라스마 상태의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온도가 1억 도에 이르면 서로 충돌하여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

그리고 핵융합 반응에서 생긴 에너지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이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든다.



핵융합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인데,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는 핵융합로에서 리튬과 중성자를 반응시켜 만들 수 있다.

리튬은 바닷물에 약 2300억 톤이 녹아 있을 정도로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핵융합의 연료는 고갈될 염려가 없다.

 

또한 핵융합 발전은 방사능 폐기물이 거의 없으며 온실가스와 공해 물질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핵융합로에 이상이 생기면 플라스마가 스스로 식어 핵융합 반응이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

 

게다가 핵융합 발전은 같은 양의 원료로 원자력 발전보다 7배 이상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핵융합 에너지를 흔히 '꿈의 에너지', 또는 '미래의 에너지'라고 부른다.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된다면 에너지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가 아무리 많이 생산되어도 이를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가 없으면 못 마신다' 는 말이 있듯이

에너지 저장 장치의 발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배터리의 발전이 필요한 것이다.

배터리는 발전 속도가 워낙 느린 분야라서 문명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컴퓨터가 애니악에서 현재의 멀티코어 프로세서로 진화하고 휴대전화가 벽돌만 하다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할 동안에 배터리는 그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자동차 배터리는 아직도 납 축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리튬이온배터리가 나온 것이

진보라면 진보인데 이것도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가 발전되지 못하면 무용지물. 가령 스마트폰에 1.5v 건전지를 꽂아가지고 사용한다면??




차세대 배터리

그래서 현재 차세대 배터리의 연구개발에 전세계의 기업들과 연구소가 매달리고 있고

후보군으로는 리튬-황 전지, 리튬 에어전지, 나트륨/마그네슘 전지, 전고체 전지 등이 있다.

현재의 리튬 이온 전지로는 그 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만 하더라도 충전속도나 주행거리 등에서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를 따라잡지 못한다.

보통 주유소에 가면 기름넣는 데에 5분이면 족하지만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려면 몇 시간씩 걸린다.

급격하게 전기를 밀어넣으면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하루를 못 간다.



차세대 배터리가 양산된다면 우리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는 1000km에 달할 것이고 충전하는 데에도 5분이면 족할 것이며

스마트폰도 한 번 충전해서 5일은 쓸 수 있다. 사실상 보조배터리가 필요없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주머니 속에서 발화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며

혹한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배터리 잔량이 바닥나버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핵융합 발전과 콤보를 이루는 배터리의 발전으로 인류 문명은 대도약을 하게 된다.



우선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될 것이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 1000km, 완충시간은 5분이라면 내연기관 자동차를 능가한다.

또한 친환경적이다. 그동안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동차 자체가 뿜어내는 매연은 없을지라도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데 결국에는 조삼모사가 아니냐는 의견이 그것이였다.

그러나 이미 설명했듯이 핵융합 발전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핵융합 발전이 뒷받침하는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이다.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었는데 전기비행기라고 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전기비행기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 이외에도 무거운 기름을 싣고 다니지 않으니

비행기 무게가 줄고, 비싼 항공유 대신 전기를 쓰기 때문에 연료비 절감 효과도 있다.

승객 입장에선 항공권을 예매할 때 내는 유류할증료가 없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모터와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가 조용한 것처럼 전기비행기 역시 조용하다.

그런만큼 도심에서 운용하기에 알맞다. 즉 에어 택시가 도시에 보급되어서

도심의 상공에서 비행기가 승객을 싣고 날아다니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 깨끗한 동력으로 더 조용하게 날아다닐 수 있으니 하늘을 나는 새와 가까워진 셈.




강화복 또한 실용화될 수 있다.

현재 연구 중인 강화복은 강화외골격을 기반으로 한다. 인체 위에 강회외골격을

입혀서 신체적인 능력을 증폭시키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간편하다.

그리고 강화외골격 위에 장비를 장착하면 그것이 곧 강화보병의 모습이다.

강화외골격이 무게를 지탱하고 근력을 강화시키기에 무거운 장비를 메고도

무리없이 활동할 수 있고 중화기도 거뜬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AMP 슈트가 등장할 수 있다.

탑승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읽어서 작동하는 모델인데 진지하게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탁 트인 평야 지대에서는 전차나 장갑차보다 효율이 떨어지지만 이 물건의 진가는

험지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험준한 산악지형이나 밀림, 극지방, 좁아터진 시가지 등

궤도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곳에서 활약하기에 안성맞춤이며 이 슈트에 탑승하면

근력이 15배 증폭되어서 악력으로 관목을 부수면서 밀림을 헤쳐나갈 수 있다. 
 


산업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근로자들의 근로부담을 줄이고 산업재해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으니까.

관건은 배터리의 발전이다. 배터리가 얼마나 강력하고 효율적인지가 중요하다.

군용이든 산업용이든 사용시간이 72시간은 되어야 하고 또 안전해야 된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배터리가 총에 맞아서 폭발하거나 혹한에 노출되었다고

배터리가 쪼당나버리면 사용할 수가 없거든. 이래서 배터리가 중요하다.



나아가 로봇 산업의 미래 역시 배터리가 뒷받침하는 것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로봇의 구동이 유연해지더라도

몇 시간 못 버티고 배터리가 고갈된다면 로봇을 쓸 수가 없다.

최소한 인간의 하루 활동량 만큼의 배터리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로봇이 인간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레일건을 주포로 사용하는 전함과 항공모함의 동력은 핵융합 발전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현재 미 해군이 운용 중인 항공모함은 핵분열 원자로를 탑재하는데 운용 시한이 20년이다.

핵융합 원자로를 탑재한다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전함에 장착되는 레일건의 전력 역시

핵융합을 통해서 조달하게 된다. 레일건의 사거리는 500km에 달하는데 이만한 위력을 낼

전력을 공급하려면 원자로를 탑재해야 한다. 원자로를 탑재하려면 부득불 함정의 크기가

커져야 하므로 레일건을 통해서 거함거포주의의 시대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배터리의 발전으로 레일건을 소형화시킬 수도 있다.

휴대용 레일건이 개발된다면 물리탄자를 발사하는 개인화기의 정점에 도달한다.

현재 사용되는 총포류는 화약의 폭발력을 이용해서 탄두를 발사하지만 레일건은

전자기력으로 총알을 발사하므로 탄피와 화약이 필요없다. 따라서 탄피가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지기에 장탄수가 수십배 늘어난다. 소총의 장탄수가 300발은 될 것이다.

화약의 폭발로 인한 반동이나 격발음도 없기 때문에 출력을 낮춰서 아음속탄을

발사하면, 그러니까 총알이 공기를 찢는 소리마저 없앤다면 소음기가 필요없다.



핵폭탄 사용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핵융합의 발전으로 인해서 순수한 핵융합 폭탄이 개발된다면

예를 들어서 레이저의 고열로 기폭하는 수소폭탄이라면 방사능 낙진을 일으키지 않는다.

방사능 낙진은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핵융합은 폭발할 때 방사선을 내뿜고 그걸로 끝이다.

다만 수소폭탄이 기폭하려면 1억 도의 고열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원자폭탄을 방아쇠로 사용하기에

방사능 낙진이 발생하는 것인데, 레이저 수소폭탄이 개발된다면 낙진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전장에서의 핵폭탄 사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다보면 우주 문명의 1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태되는 산업, 새롭게 부흥하는 산업의 희비가 교차될 것이다.

일단 석유가 쇠퇴할 가능성이 있다. 석기시대가 끝났지만 그것이 돌멩이의 고갈로 인한 것이 아니듯

석유의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더라도 그것이 석유의 고갈로 인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까지는 먼 미래의 이야기같지만 22세기가 되기 전에는 실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추신

죽기 전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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